우음도의 새볔
갈대가 그린 그림
저 높은 곳을 향하여
갯벌의 생명수
공존
( 소떼 옆에 황로가 있는 것은 소가 풀섶을 헤칠 때 달아나는 메뚜기 등의 풀벌레를 잡아 먹기 위해서란다 )
새볔에 하늘을 본다.
비가 며칠 계속되다가
밤사이 비가 그쳤는지 하늘이 요상하다.
예보상으론
아침엔 날이 흐리고
오전 중엔 해를 잠깐 볼 수 있다해서 일출은 포기했었는데...
시계를 보니 5시다.
일출은 이미 늦었으니 포기하고
아침 하늘이라도 보자고 길을 나선다.
늦은 새볔인데도
일출 포인트엔 예닐곱명의 진사들이 있다.
여유를 부리는 걸 보니 아마도 이들은 그럴듯한 일출을 보았으리라...
어차피 늦은 거 일출 포인트에서 자리를 떠
형도가 보이는 우음도 끝자락으로 차를 몰아간다.
애시당초 오늘은 이곳에서 시화호 호수가 보이는 곳까지, 그리고 수섬까지 걸어서 가보기로 계획을 세웠었다.
길도 없는 삘기와 갈대 숲을 헤치며
아무도 안 간 길을 혼자, 호기있게 걷는 것도 꽤 괜찮다.
가면서 놀라 도망가는 고라니도 보고, 제 집 근처인지 더 이상 오지 말라고 지져대는 물새도 보고...
길이 없다지만
저 형도라는 목표물이 있으니 앞으로 앞으로...
질퍽거리는 갯벌이지만 길을 만들어 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다가 뒤돌아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지나 온 길이 까마득하다.
오메야! 언제 저 까마득히 먼길을 걸어 왔더란 말인가?
드디어 우음도 끝자락 호수앞에 선다.
다행히 썰물 때라 물이 많이 빠져서 걷기 편하다.
내 지난 겨울에도 예까지 혼자 왔었는데, 그 땐 눈이 소복히 쌓여서 분위기가 괜찮았는데...
우음도 끝자락에 서니 시화호 건너 안산땅과 시흥 공단이 보인다.
아무도 없는, 남이 가지않는 곳에 나 홀로 폼 잡고 걷다보니 외롭긴 하지만 가슴만은 뿌듯하다.
긴 시간 혼자 걸으면서 꽤 많은 생각을 했는데... 어줍잖게도 철학자가 된 듯 늙은이의 머리 속이지만 생각이 가지런히 쌓이는거 같다.
저 멀리 전망대가 보인다.
무작정 오다보니 예까지 오긴 했지만
오매야, 저까지 가려면 또 얼매나 진을 빼야하는가...
조게 형도다.
형도가 코 앞에서 날 부르지만
앞으로 가려니 시화호 물이 가라막고...
오던 길도 예사롭지 않아 다시 가는 것도 쉽지는 않다.
그래도 어쩌냐, 돌아돌아 차에 도착하니 무려 세시간이나...
그나저나 6시 조금 넘어 갯벌을 들었으니 새볔부터 운동은 뻑시게 했네그려...
아무래도
수섬까지 걷는다는 건 무리고
늘 가던 길로 독지리까지 가서 수섬에 든다.
여기도 많이 유명해 졌다.
나 보다 먼저 온 분이 두분이더니 조금있으니 다섯분이 더 온다.
아침부터 많이 걸어서 귀찮다고 삼각대를 안가져 갔더니 촛점이 안맞는다.
기본도 안된 놈이 사진 찍는다고 설치고 다니다니... 사진을 정리하면서 나 자신에 많이 화가 난다.
2014. 6. 4. 우음도에서 수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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