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시작된 빅토리아 연에 대한 짝사랑은,
빅토리아연의 왕관을 보고자 하는 열망은,
여왕의 대관식을 기다리는 간절함은,
많은 날을 관곡지로 불러들였다.
여섯번이나 헛걸음을 하고도 미련이 남았는가
오늘, 그 좋은 토요일 밤인데도 그 연이 또 그리워진다.
가는 길에 국밥으로 배를 채우고 7시쯤 관곡지에 도착하니 괜찮은 그림이 그려진다.
'왼쪽 오른쪽 양팔만 내리고 가운데만 약간 더 벌어지면...'
왼 팔은 바람대로 서서히 내려간다.
근데, 오른 팔은 그대로다.
이제 왼 팔은 제자리를 찾아 모습을 갖추었는데.
아니, 조 놈 오른 팔은 무엇을 처먹었길래 저리 꼿꼿이 서있단 말인가?
어흐흐흐! 내 복에 뭔 왕관을...
조 우라질 놈은 두 시간이 넘게 꼿꼿이 서 있다.
이제 저 연도 서서히 잠수를 시작하는데 조 놈은 여전히 꼿꼿하니...
발 벗고 들어가 조 놈을 강제로라도 콱...
근데, 내 팔자에 요거라도 감지덕지 해야지.
미완성의 미학(?)
내가 새로 그린 왕관은 바로 이 모습이란다.
이게 바로 힘주어 포인트를 강조한 신종 왕관이란다.
그렇게 나는 스스로를 달래며 올해의 이연 사랑은 접기로 했다.
그래도 일곱번만에 요렇듯 2%로 부족하지만 나름 짝사랑에 대한 미련을 마무리할 수 있어 다행이다.
아쉬운 발걸음은 항상 옆집 아가씨에게 눈 돌리게 한다.
밤에만 피는 이 연도 나름 묻사내의 사랑을 끌어내기엔 부족함이 없는데...
빅토리아 고년의 화려함때문에 늘 고년에게 차인 후에나 찾게되는 가련하고 슬픈 연이다.
2011. 9. 17 밤 관곡지에서.
- 올해는 일곱 번만에 빅토리아 연의 대관식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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