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에 가을이 왔다해서,
사진가들을 위해 한시적으로 7시 첫배를 운행한다 하여,
일기예보상 빛내림은 없다해도 혹시나 안개 자욱한 은행나무 숲길이나 담아보려고,
4시반에 출발해 새볔길을 달려갔건만... 하늘은 나에게 행운을 주지 않고 내년에 또 오란다.
스스로 모델이 되어 준 여인,
여기에 빛내림이나 살포시 안개라도 얹혀주었다면...
새볔을 달려온 저들의 바램 또한 나와 같았을진데...
어쩌란 말이냐,
아쉬워도 인증샷 정도는 가져가야지...
남들이 은행나무에 매달려 있을 때
일찌감치 포기하고 메타길로 나선다.
메타쉐콰이어의 장관은
빠알갛게 물든 단풍과 소복히 쌓인 낙엽인데...
빛은 없어도
소복히 쌓인 은행잎은 보기 좋다.
젊은 아가씨,
이 시간에 혼자 오진 않았을텐데...
무슨 할말이 그리도 많은지
젊은 아가씨들이 꼼짝않고 한 없이 저러고 있다.
예 오니 이제사
내가 섬에 있다는게 실감이 난다.
빛이 있거나 안개라도 끼었음 참 좋았을텐데...
예 말고도 갈데가 많은 가난한 진사 또 오기 쉽지 않은데...
남이정이라던가?
여기엔 외로운 젊은 사내(?)가 홀로 있다.
나미나라 특급호텔(?) 정관루란다.
아직도 불이 켜져있는 창가에 빨간 단풍이 이쁘다
볼거리도 없고 심심해서(?)
낙엽 가득한 작은 연못에 호텔을 담아본다.
이제는 비까지 내리니
비에 젖은 빈 의자가 외롭다.
이제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북적이는데도
비에 젖은 의자들은 여전히 주인없는 빈의자로 남아있다.
아이는 아빠를,
아빠는 아이를 담는다.
이들의 가족애엔 빗방울도 방해가되지 않는다.
참 보기 좋은 그림이다.
이들에겐 내리는 비가 더 정겨울수도...
그나저나 나도 정말 미쳤나보다.
우산도 우비도 없이 이 비를 다 맞으며 이곳저곳을 기웃거린다.
이것저것 다 담아도 그림도 안될텐데, 비에 젖은 기찻길까지 담고있으니...
2013. 11. 2. 남이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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