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곡지의 새벽 풍경
개학하고 첫 일요일
새볔에 어딘가 가야하는데 늦잠을 자고 말았다.
새볔에 일어나니 4시반, 하늘은 무지 좋아보이는데 어디를 가든 너무 늦었다.
어쩔 수 없이 한 시간 거리의 관곡지라면 그런대로 여명을 볼 수 있을것같아 관곡지로 향한다.
아니나 다를까
여기도 벌써 많은 분들이 와서 하늘을 담고 있다.
쪼끔 늦은감은 있지만, 서둘러 연꽃을 배경으로하고 여명을 담는다.
뭔가 색다른 표현으로
연꽃을 확대하여 그 속에 해를 넣어 본다.
의도는 그럴듯 했으나 해가 너무 작아 그저그런 그림이 되고 만다.
새볔이라 연꽃에 내리는 빛이 참 이쁘다.
어둠 속을 밝히는 한 줄기 빛처럼 꽃잎에 내린 빛이 이쁘다.
연꽃이라면 정말 너무 흔하게 다가 온다.
하여 평범한 연꽃은 주제 넘게도 시답잖아 보인다.
그래서 요렇게 잔뜩 웅쿠리고 앉아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연꽃을 담아도 본다.
연밭에 수줍게 피어 있는 하얀 수련,
아침 이슬을 담뿍 안고있는 청초한 수련이
마치 옷고름을 입에물고 있는 수줍음 많은 새색시 같다.
이런 그림은 참 어렵다.
뒤 수련에 초점을 맞추니 앞의 수련이 흐려진다.
흰 수련과 붉은 수련의 대비,
때로는 요런 대비도 조화를 이루어 아름답게 보인다.
벌과 수련,
연밭에선 가장 흔한 광경이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던가?
꽃잎이 지고 나니 연의 씨방이 꽃을 대신한다.
관곡지의 원래 이름은 시흥연꽃테마파크이다.
연꽃단지 답게 관곡지는 많은 연꽃들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요 녀석이 관곡지의 명물인 물닭인가?
관곡지 안내판엔 연꽃이나 연잎을 꺽지 말라고 되어있건만,
요 녀석은 궂이 어린 연잎 줄기에 올라 그 어린연잎을 물속에 처박고 말았다.
2013. 8. 25. 시흥 관곡지에서